march 14, 2021

병원에 가면 가족들 생각이 난다 요즘 병원을 자주 가다보니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난다 오늘은 치과 의자에 앉아 의사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제 오랜만에 영상통화로 본 아빠의 얼굴이 떠올랐다 통화를 하다가 아빠가 실수로 뭘 잘못 눌렀는지 카메라가 켜지면서 영상통화로 연결이 됐는데 스크린 속 아빠가 낯설도록 많이 늙어있었다 틀니를 안하고 있어서 더 핼쑥한 얼굴이었고 아빠도 민망한듯 이제 일어나서 얼굴이 말이 아니라고 말하며 기름진 머리를 털었다

40대의 아빠가 두 세 살 즈음의 남동생과 찍은 사진이 생각났다 치과 치료를 제때 못받고 앞니를 몇 개 빼서 듬성듬성 했지만 얼굴에는 활기가 있고 힘이 넘쳤다 옆 진료실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치료기기 소리를 들으며 사십대 초 중반이면 아직 너무 젊은데 이가 없어서 얼마나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병원에서 가족을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화가 난다 어려운 일 아닌데 왜 가족들한테는 병원가는 일이 자신을 돌보는 일이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 하고 짜증이 나서 괴롭다 눈물이 삐져 나오려고 하는데 의사가 들어와 마취한 부분에 감각이 있냐고 물어봐서 코만 훌쩍였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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